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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nat(커버낫)의 첫 번째 쇼룸 방문기

Fashion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9. 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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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쳐 브랜드 씬에서의 건실한 행보로 단단한 입지를 가지고 확보했으며, 보다 넓은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는 커버낫의 첫 번째 쇼룸이 9월 3일에 개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로 브랜드 이미지를 풍성하게 가꾸었으며, 다양한 시도들임에도 빈한하지 않은 내실로 호감을 주었던 커버낫이기에 이번 쇼룸에 대한 씬의 기대도도 높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첫 입사원서를 냈을 만큼(하지만 까였습니다) 그 행보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기에, 이번 쇼룸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개장하는 첫 날,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설렁설렁 다녀왔습니다. 이하는 호야스냅 선생님의 작품들 형식을 차용한 "돈 안받고 쓰는 리얼 후기" 입니다. 뭐 받은 것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기에 되도록 그저 제가 생각하는 바 대로 적었습니다. 다만 기대하시는 만큼 야성으로 가득찬 리뷰는 아니오니, 편안한 마음으로 보셔도 됩니다.


위치가 찾기에 녹록한 편은 아닙니다. 대로변에서 한 블럭 들어가 담배 한 대 태우며 해매야지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근사한 관경을 취했습니다. 골목길에서 홀로 빛나는 대문과 청아하게 하얀 진입로를 가진, 멋들어진 가정주택을 토대로 한 집입니다. 쇼룸의 첫 인상에 크고 아름다운, 마치 뭔가를 해야할 듯한 느낌을 받었으며, 컨텐츠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안 보입니다만 마당에는 쇼파와 테이블이 있어 스탭들과 방문객간의 담소가 나누어질 배경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커버낫의 트위터를 눈팅하다 보니 이 점에 대해서 인식하고 계시며 보다 확충하실 계획이신 것 같더군요. 아무튼 커버낫 쇼룸의 총체적 첫 인상은 근사했습니다. 도산공원 언저리에 있는 뻑적지근한 브랜드들의 쇼룸과는 또 다른 멋이 있었어요.


실내도 바깥 만큼이나 좋았습니다. 커버낫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었기에 많은 복종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지만 좁거나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공간의 여백을 잘 활용하였고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일겁니다. 천장을 높게 둔 것도 일조했을거구요. 여기에 색온도가 낮은 조명, 은은하게 느껴지는 향초 향기, 뿅뿅거리지 않고 유쾌한 스탠더드 팝 음악이 더해져 편안한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커버낫에서 현재 판매중인 다양한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요렇게 모아두고 직접 볼 수 있으니 잔잔하게 구매욕구가 더해졌습니다. 게다가 친절한 스탭분들께서 옷들에 대한 부연설명과 피팅 도움을 제공해주셔서 좋았어요. "문 밖으로 나가려면 내가 찍어주는 물건 꼭 사야만 함"이란 자세로 부담감을 주는 샵들이 많은데, 커버낫의 쇼룸은 옷에 대한 이야기와 조언만을 산뜻하게 더해주실 뿐이라서 옷들을 편하게, 그리고 보다 집중도 있게 다루어볼 수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캐주얼-워크웨어가 남성복 씬의 대세이다 보니 커버낫도 그 무드를 따라가는 옷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서브컬쳐 브랜드 특유의 명료한 케릭터성을 가진 옷들도 구비되어 있었으며, 양쪽이 혼재되어 각별한 재미를 풍기는 옷들이 많았어요. 엔지니어드 가먼츠나 울리치 울른 밀 류의 너무 편안하고 심심한 옷보다 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옷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가방군도 다수 구비되어 있습니다. 커버낫의 가방군은 두 가지 컨셉으로 나뉘는 것 같았어요. 클래식 워크웨어의 룩을 따라가는 제품군과, 기능성을 지향하는 제품군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후자쪽에 관심이 더 쏠렸습니다. 조밀하게 높은 데니어수로 짜여진 고강도 코듀라 원단을 사용한 점이, 그러면서도 너무 과하게 활동적으로(마치 등산 브랜드의 그 것처럼) 보이지 않는 점이 좋았어요. 마지막 사진의 웨이스트 백은 참 탐이 났으나 제 개인 경제정책이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수준이라 포기했습니다.


커버낫이 야심차게 준비한 밀레와의 협업 제품입니다. 마운틴 파카이며, M65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기왕하는 것 원단을 극한까지 밀어부쳐 프로쉘 급으로 하지 못한 점은 스탭분의 말씀처럼 아쉬웠지만, 퍼포먼스급의 하드쉘 3 레이어로 만들었기에 안나푸르나 올라갈 일 아니면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심실링 처리도 완벽했으며 기타 기능적인 설계와 디테일 등 밀레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작용하여 근사하게 완성된 부분들이 빼곡했습니다. 여러 모로 기능성은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금속세공을 부업으로 하시는 신형수씨(락 밴드 쟈니로얄의 맴버)의 수공예 제품군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다만 커버낫에서 디스트리뷰팅만 담당하는지 기존 커버낫의 캐릭터와는 달라 보였습니다. 결국 제 취향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의 세공과 가공처리, 디자인은 인정할만 했어요. 다만 좀 많이 비쌉니다. 국제 원자재 가격과 평균임금이 높게 치솟고 있긴 합니디만 이건 그 이상으로 비쌌어요.


두서없는 커버낫 쇼룸 방문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커버낫에서 많은 공력을 기울여 준비한 첫 번째 쇼룸인 만큼 단단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번화가와 상점 밀집지역에서 떨어져 있기에 쇼핑하다 가볍게 쓱 들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단단히 작심하고 가시더라도 후회하실 곳은 아닙니다. 한가한 가을 주말에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커버낫이 노력해 준비한 티가 팍팍나는, 안팎으로 근사한 집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스토어 정보 Store Information
상호 : Covernat (커버낫)
사이트 : http://covernat.net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23-12
(신사역 3번 출구와 논현역 7번 출구에서 가깝습니다. 일단 제가 불친절하며 커버낫과 퍼블릭사운즈에서 뭐 받은 것도 없기에 지도첨부는 귀찮아서 안하오니 네이버에서 주소로 찾아보세요.)
연락처 : 02-338-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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