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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In Paris, 2011 (스포일러 다분함유)

Culture

by BENEDEF 2012. 9. 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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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길은 지극히 혹은 무서울만큼 현실적인 약혼녀, 그의 부모와 함께 파리로 온다. 그는 나름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이지만 스스로 소설 작가이길 희망하고 고리타분해 보일 수 있는 소설작가의 길을 택한다. 길과 같은 감성주의자에 반하는 잘난척, 성공남 폴이 있다. 그는 길과 그의 약혼녀 앞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잘난척에 어느 것이든 본인이 전문가라고 칭한다. 길은 약혼녀, 폴과 함께 하는 자리 자체에 스트레스 받는다. 어쩌면  이와 같은 컨셉도 나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무튼 길은 영화내에서 나중에 정말 뜬금없이 신경안정제를 주머니에서 꺼내든다. 즉, 신경안정제를 먹을 만큼 약혼녀와 피곤한 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길은 파리에서 인생을 뒤바꾼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약혼녀와 폴의 자리를 피해 우연히 올라탄 차는 과거로 시간여행 하는 시작이 되었다. 따라 내린 곳은 1920년대, 장소가 아닌 시간의 이동이었다. 헤밍웨이와 피카소, 위대한 피츠제럴드와 젤다 등 이젠 시대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위인이 된버린 사람들, 길에게는 어떤 것보다 영감이 되고 동경하는 위인들을 만난 것이다. 그 과거 안에서 만난 피카소의 연인, 애드리아나와 호감을 주고 받다가 이제 갓 사랑에 빠지려고 할 무렵 과거의 과거로 애드리아나와 함께 들어간다. 1920년대의 애드리아나가 동경하는 1890년대의 파리로. 거기서 만난 또 다른 위인들은 길과 애드리아나에게 "르네상스가 황금시대였다네" 라고 이야기 한다. 거기서 길은 깨닫게 된다. 자신이 과거를 동경해 애드리아나를 만난 것처럼 애드리아나 또한 그 과거를 동경하고, 그 과거 사람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 과거를 꿈꾸는 것이었다. 깨닫고 현재로 돌아온 길은 이전의 약혼녀와 달리 사소한 것부터 자신과 어울리는 수수한 여인을 만나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현실,이성 VS 과거,감성

감독 우디앨런은 길의 약혼녀와 그녀의 부모를 멍청한 미국인에 비유한다. 사위가 될 사람 곁에 미행자를 붙이고, 싸구려는 싸구려 티를 낸다는 멘트를 입에 달고 사는 부모. 길의 약혼녀가 어느 사고 부모 아래서 컸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과거를 동경하고 그 시대 것들의 위대함을 잊지 않는 주인공 길은 자신의 소설에서도 그것들을 담아낸다. 약혼녀는 그래도, 정말 최소한의 매너로 남들 앞에서 자신의 약혼남인 길이 "로맨티스트"라고 내뱉지만 결국 그건 자신의 약혼남이 잘나보였으면 하는 마지막 희망이었으리라. 돌아서서 길한테는 "당신을 나름 잘나가게 만들어준 시나리오를 계속 쓰는게 어떻냐"며 어르고 달랜다. 길과 같은 황금시대 사고를 가진 감성주의자들은 약혼녀의 말이 귀의 귓밥에도 진동이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니까.


나의 생각을 정리해준 영화가 되었다.

나는 길과 같이 과거 예술을 동경하는 과거 집착형 사람이다. 나는 예술하는 사람이 아니라, 옛날 것들에 영감을 받아 작업물로 내보이지 않는다. 단지, 사랑하는 것과 관심있는 것이 지금 이전의 것들이다. 문학과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처럼 주인공 길이 1920년대 파리의 헤밍웨이, 피카소를 만나며 행복해했던 것과 일맥 상통한다. 우연히 플레이 한 영화였는데, 참 멋진 내용의 영화였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의 정답이 여기 있었다. 물론 결론은 아무리 과거를 동경해도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 사람들은 그것보다 더 오래된 과거를 동경했다는 것. 동경은 동경일 뿐이라는 것. 지금 1초 1분이 흐르는 지금도 나는 과거를 홀연히 흘러보내고 있다. 고작 5분 뒤에는 지금을 동경할 수도 있찌 않겠는가. 혹은, 더 마음 편히 과거의 것들에 집착할 수 있게 내 마음을 정리정돈 한 계기가 되었다. 옛날 것들에 집착하는 게 나 뿐 아니였구나. 싶으면서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자극제가 되고 영감이 된다는 것에 더 옛날 것들이 사랑스러워졌다. 그것들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어차피 과거일 뿐이라는 걸 명심하고. 아무튼, 폴(병신)과 같은 현실 사이사이에 묻어나는 시대적 감성이 내게 오래 기억될 영화가 되었다.



영화 정보 Movie Information
제목: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
감독 : 우디 앨런
출연 : 오웬 윌슨(길), 마리옹 꼬띠아르 (아드리아나)
제작연도/국가 : 2011 / 미국,스페인
러닝타임 : 94분
장르 : 코미디, 멜로/애정/로맨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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