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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훼손꾼 Poster Boy

Art+Photography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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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DJ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프리스타일을 하는 MC처럼 즉흥적으로 거리예술을 하는 아티스트가 있다. 뉴욕의 Poster Boy(포스터보이, 본명: Henry Matyjewicz)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길거리나 지하철에 붙어있는 광고 포스터가 그에겐 더없이 좋은 재료이다. 면도칼로 이 포스터의 한 부분을 떼어내 저 포스터에 붙이고 저 포스터에서 한 부분을 떼어내 다시 이 포스터에 붙이는 장난을 치고 나면 멋들어진 비주얼이 탄생한다. 즉 하나의 예술을 완성시킨 것이다. 개인적으로 거리에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준비해 둔 판형으로 스텐실 작업을 하거나 포스터를 만들어 붙이는 방식을 취하는 스트릿 아티스트들을 봐왔지만 거리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프리스타일을 구사하는 아티스트는 포스터보이외에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참으로 유니크한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Nobody wants to see those ads. Some ads are clever, you know. You watch the Superbowl and you see like a funny ad or a clever ad, and there is some art behind it. You know, composition and color, there’s some appreciation. But then when it’s that big and in-your-face and it’s so aggressive; you get kinda tired of it. You’re like, Damn, I wish that shit would just like disappear. And then someone like Poster Boy comes by and just says, “Fuck it.” I’m going to cut it down with same razor I use in the subway..there are things out there that are not right and probably always will be things that are not right, and you have to decide your level of involvement and how you have to change that. I’ve decided that as a human being, as Henry Matyjewicz, as an artist, as a citizen, as an American. I understand what I can do and what I want to do and my involvement; and I think people should do that too and not be afraid to get arrested because that fear is why were are in this predicament—this moral predicament— in the first place, you know. You need to stop being scared and being empowered and thinking you can make a difference.”

http://discosalt.com/blog/2009/08/17/is-poster-boy-back/ 에서


그러나 사실 포스터보이의 독특한 작업방식의 시발점은 '양식적인 측면으로부터의 고심'이 아닌 그의 정치적 신념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위 포스터보이의 말을 대충 축약해 보자면 "누구도 이 영악한 광고들을 보길 원치 않아. 눈앞에서 꺼져줘!" 정도 될 것 같다. 포스터보이는 자신의 이같은 정치적 신념을 예술적으로 그리고 아주 급진적으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광고문구를 짜집기해 개그 돋는 문구나 날카로운 메시지를 만들고 이리저리 혼합해 우스꽝스럽거나 인상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그의 작업은 풍자와 해악으로 가득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아티스트의 말들을 고지 곧대로 믿지는 않는다. 아티스트의 말들은 자신의 삶과 예술행위를 미화시키거나 드라마틱하게 만들거나 깊은 그 무언가가 있는냥 포장하고 허세를 잔뜩 부려 대중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사랑하는 상대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값비싼 브랜드가 좋아보이는 것처럼 이성을 흐트려 놓는다. 그것은 개개인의 예술에 대한 순수한 감상과 평가를 아!주!제!대!로! 방해한다. 일부 아티스트들은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노리기도 한다. 그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오로지 아티스트 자신과 하느님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인 것이 이 '아티스트의 말'이다.

어쩌면 포스터보이는 자신이 거리나 지하철에서 생각없이 치는 장난에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중은 납득 당하길 원하고 기자들은 잘짜여진 스토리를 원하지 않는가. 또한 '즉흥'이라는 독특한 작업방식을 갖고 있지만 남의 재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지 않을만한 구실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슈가 되어 유명해졌을 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방패막 말이다.

유명해지기 바란 것이었다면 그는 충분히 그 목표를 달성했다. 2009,2010년 나는 각종 예술매체에서 그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심지어 뉴욕 타임즈에까지 거론되었다면 충분히 유명세를 탄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유명세를 얻은 후 본격적으로 주류미술계에 진입했던 여느 스트릿 아티스트들과 달리 그는 계속 거리에 남았고 그곳에서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예술로 풀어가고 있다. (물론 몇몇 전시를 갖고 책도 발간하긴 했지만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진행을 했던 것 같진 않다) 이 부분이 바로 그의 말엔 사심이 없었음을 증명해주기에 충분한 대목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본인은 아티스트의 출세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스트릿 아티스트가 주류미술계로 진입하는 걸 못마땅히 여기는건 절대 아니고;;;;; 오히려 그런 일들은 당연히 반기고 축하해 줘야 할 일이다. 출신 성분이 길바닥인 스트릿 아티스트들에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면 그건 더더욱 좋은 일이라 생각된다. 다만 예술에 대한 순수한 감상에 방해를 하는 '아티스트의 말'들에 대해서 경계의 말을 하고 싶었던 것, 뭐 그뿐이다. 그나저나 좌우지간 포스터보이 짱!

아래 이미지들은 뉴욕의 중심으로 스트릿 아트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Brooklyn Street Art 에 실린 그의 작업중 일부이다. 그밖에 작가의 작품들을 더 감상하기 원한다면 작가의 플리커를 방문해 보도록 하자. 플리커엔 작품과 더불어 영감이 되었던 비주얼이나 손대기 전의 원본 광고사진들을 같이 게시하고 있다.

http://www.brooklynstreetart.com/theblog/?p=20809
http://www.flickr.com/photos/26296445@N05/




아래는 뉴욕의 거리 및 공공장소에서 테이프를 활용해 입체감을 표현하는 스트릿 아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아티스트 Aakash Nihalani(아카쉬 니하라니)와 콜라보레이션 작업들. 이름으로 보아선 인도사람인 것 같은데 여튼 아쉬카 니하라니의 작품들은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http://www.aakashnihala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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