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에서도 힙합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한국힙합 또한 에전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커다란 발전을 보여온 건 누구나가 인정해야할 사실이다.
몇몇의 언더뮤지션들도 어느정도의 결과물로 상업적인 성과를 이루어내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고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데도 금전적인 이득을 본 뮤지션도 생기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힙합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많은 시간을 힙합음악을 듣는 데 할애하게 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여기서!!! 방 안에서 곰곰히 포스팅주제를 생각해보았다. 뭔가 프로젝트성이 짙은 포스팅을 올리고 싶은 생각을 하였고 꾸준히 연재되는 내용의 포스팅주제를 찾던 중 한국힙합 뮤지션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을 해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음악을 듣기에 앞서 뮤지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듣는 것과 아닌 경우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청자가 느끼는 음악의 감동이나 음악 자체의 이해도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뮤지션에 대한 이해이다. 뭔가 멋있는 말을 쓰려다 이렇게 긴 서론의 글을 써버리고 말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 언더힙합뮤지션들의 특징과 정보들을 간략, 또는 장황하게 설명해보도록 하겠다.(휴....길게 말하느라 힘 다뺐네..)
자! 그럼 이번 역사적인 프로젝트 Vol.1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고민에 고민 끝에 처음부터 덕후적인 기질을 발휘해 유명도가 낮은 뮤지션을 선정했다가 낭패를 볼 것 같은 위기감이 들어서 그나마 인지도가 약간 있는 뮤지션을 선정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선정한 뮤지션이 바로 JYP의 랩퍼인 San E 되시겠다.
산이가 한국힙합씬에 나온 년도는 2008년으로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산이는 정말 특이한 케이스로 한국힙합씬에 발을 들어놓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믹스테잎을 블로그에 올렸고 그 곡들은 한국힙합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입소문을 타고 급속도로 이슈가 되었다. 그 이유는 뭐 당연한 것 아닌가? 산이가 엄청난 실력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이전의 랩퍼들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의 랩을 감칠맛나게 구사했기 때문이다. 실력이 형편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 하나만을 믿고 시도한 도전은 결국 그를 한국힙합씬에 들여놓게 되었다. 필자도 그 믹스테잎을 다운받아서 들었다. 물론 듣고 깜짝 놀란 건 당연한 일이었다. 너무나 랩을 맛깔나게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혀를 내두르며 주변 친구들에게 강추하고 다닌 기억이 있다.
그럼 한 번 그 믹스테잎의 백미인 곡을 들어봅시다!
약간 촌스러운 외모의 산이의 모습이지만 랩실력은 정말 최고다. 이런 스타일의 랩은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필자는 이 곡을 정말 몇 백번 들었다. 이 곡을 시작으로 믹스테잎에는 10곡이 넘는 곡들이 들어있었는데 매니아들을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한 곡들이었다. 하지만 청자들을 열광시키는 곡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재밌쎄요?' 라는 곡이었다. 이 곡이 이슈가 된 이유는 바로 지금 한창 잘나가는 MC인 Verbal Jint를 디스한 곡이기 때문이다.
그는 위트와 재치를 가지고 VJ 를 도발하였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VJ의 맞디스를 기대하고 있을 때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VJ는 산이를 그가 만든 크루인 오버클래스의 멤버로 영입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크게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 산이는 그렇게 한국힙합씬에 들어오게 되었다.
산이는 많은 피쳐링의 참여로 한국힙합씬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나갔다. 여러 크루를 넘나들며 현란한 랩을 보여주었다. 많은 곡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능력이 최고라고 여겨지는 곡을 하나 소개하겠다.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낸 곡! 바로 'Rap Genius' 란 곡이다.
이 곡의 특징은 싸이렌처럼 울리는 기계음이다. 산이는 이런 난해할지도 모르는 비트를 자신의 마음대로 가지고 놀고 있다. 박자를 쪼개고, 라임을 배열하는 등 아주 자기 맘대로 곡을 주무르고 있다. 제목대로 자신이 랩천재라는 걸 증명하듯이 말이다. 이 곡은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 single로 뽑히기도 하였다.
필자는 이 당시 오버클래스크루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오버클래스앨범을 듣다가 이 곡을 접하게 되었는데 듣고나서 산이에 대해 존경심마저 가지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얼마전에 노래방에 갔다가 신곡메뉴에 이 곡이 올라와 있어서 조심스레 한 번 불러보았다. 노래방비트는 영 아닌 것 같다...)
그러던 중 산이는 그의 커리어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기회를 잡게된다. 그건 바로 박진영이 이끄는 JYP Entertainment에 영입이 된 것이다. JYP에서 믹스테잎을 하나 내었지만 그다지 큰 이슈거리는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산이가 그 전에 준비하고 있었던 믹스테잎이었기에 JYP의 지원은 거의 없었다.)
결국 JYP의 지원을 받게 된 앨범이 발매되었다. 타이틀 곡은 '맛좋은 산' 필자는 이 앨범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전의 산이의 거칠고 솔직한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곡들의 라이밍이나 플로우가 다소 일반 대중들을 고려하여 쉽게 만들어진 점도 한목하였다. 무대에서의 스타일도 많은 사람들을 어필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Luvsic' 이란 곡은 사람들의 인기를 꽤나 끌었다. (사실 이 곡은 산이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믹스테잎에 수록된 곡이다. 그 앨범에서는 누자베스의 Luvsic part2의 멜로디위에 랩을 입혔으나 앨범발매를 위해 뒤늦게 곡을 만들어 녹음한 곡이다. 개인적으로 누자베스의 곡에 랩한 버전이 더 좋은 듯 하다.)
그럼과 동시에 산이는 많은 언더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하였다. 확실히 랩에는 재능이 뛰어난 친구인 건만큼은 확실하다. 산이의 랩핑에 대한 장점을 말해보면 이렇다, 랩을 할 때 정확한 발음으로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가사전달력이라고 불리는 이 능력은 랩퍼들의 수준을 나눌 때에도 기준이 될 정도이다. 산이는 가사전달력이 너무 좋다. 그의 곡을 처음 들어도 왠만한 가사는 대부분 잘 들린다. 산이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이다.
그의 보이스 또한 편안한 상태에서 랩을 하기에 거부감없이 들린다.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변조하는 랩퍼와는 달리 산이는 자신의 목소리로 편안하게 랩을 한다. 그러기에 가사전달력이나 호흡, 플로우가 안정적으로 들리는 것 같다. 라이밍 또한 상당히 재밌고 재치있게 쓰는 편이다. 외국에서 지낸 경력으로 인해서 영어랩도 수준급이고 한국말과 영어를 적절히 섞어 기발한 라임을 쓰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실력만큼은 수준급이라고 여기고 싶다. 왜 이런 무리수일지도 모르는 호언장담을 하냐고?
이 밑에 링크해놓은 영상을 보면 그 이유를 공감하게 될 것이다. 이 영상은 산이가 참여한 곡들을 라이브연주에 맞춰 랩한 곡인데 특히 '산선생님' 의 기발한 라이브연주, 정확한 발음의 랩에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Luvsic' 과 '가면 안돼' 그리고 '산선생님' 이 세 곡이 나오는 영상이니 한 번 쭉 감상하시길~
다들 어떠신가? 정말 잘하는 지 않는가? 산이는 필자가 앞으로의 활약이 정말로 기대되는 랩퍼 중 한 명이다.
이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이 정보를 가지고 앞으로 산이의 음악에 관심을 갖고 산이의 음악을 제대로 이해했으면 한다. 랩 지니어스 산이!! 그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바이며 이 덕후냄새 가득한 글을 끝까지 잃어준 당신께 무한한 감사함을 표하는 바이다.
자, 다음 곡은 굳이 코멘트를 달지 않겠다. 직접 들어보고 평가해보기 바란다. 그의 매력을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P.S : 이 프로젝트의 첫 편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앞으로는 점점 덕후냄새가 짙은 내용과 생소하지만 매력적인 뮤지션들의 정보를 가지고 여러분들의 앞에 설테니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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