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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Power : Sea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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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EDEF 2013. 5. 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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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을 끝없이 후회해본 적 있나요? 머리가 지근해져오고 마음이 한없이 아파온 적은요? 자신의 자만심이 결국은 자신의 바닥을 들어낸 적은요?

저는 지나간 과거의 누군가가 저를 떠올리며 쓴 글에 무너졌고 날카로운 깨달음과 냉혹한 현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후회를 안고 여전히 살아갑니다.



<백사장>

그를 생각하면 허연 모래사장이 떠오른다. 파란 하늘과 더 파아란 바다와 늘 닿을락 말락 닿을락 말락 아스라이 거리를 유지하는, 죽은 조개들의 무덤과도 같은 백사장. 그 곳엔 생을 다한 조가비의 수만큼 그를 향한 감정들이 숨겨져있다. 부드러운 모래가 사라락, 발걸음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때 가끔 걸리는 둔탁함과 자잘히 부숴진 조각들의 기억. 흐릿하고 알아볼 수 없는 흐릿한 폴라로이드를 대하듯 뒤엉키고 섞인, 몽롱한 기억들을 새기다 그저 하늘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나의 백사장.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탓에 한없이 그 모래의 감촉을 느끼고자 하지만, 그 곳은 이미 내겐 죽어버린 성지일 뿐.

자 신의 빼앗긴 영토를 바라보는 왕의 마음이 이러한가. 자신의 쇠한 장기와 늙은 얼굴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이러한가. 울컥 터지는 울음도,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도 아닌 울음으로도 차마 승화될 수 없는 벅차도록 아픈 가슴이 그 모래 한알 한알에 새겨져 있다.

파란 하늘 때문에 더 파아란 바다 때문에 더욱 눈이 부신 가는 입자의 백사장에는 그의 웃음과 그의 얼굴과 그의 깨진 이빨이 묻어져 있다. 조가비의 탈을 쓴채로.

다시 돌아갈 날을 꿈꾸게 하는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나의 백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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