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이은주 : Only When I Sleep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5. 00:52


요즘 슬럼프에 빠져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기에, 담담하고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도 슬럼프인 만큼 하루에도 열댓번씩 상심이 찾아오며, 이미 떠나간 것에 매여있게 합니다. 역시 앞으로 나아감의 원동력은 행복에 있는 것 같아요. 매여있다는 것은 행복을 추구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저와는 다른 길로 간 은주 누나의 노래입니다. 본디 코어스의 곡이지만, 저는 은주 누나가 부른 곡을 더 좋아합니다. 듣기에 예쁜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떠나간 것에 대한 집착이 큰 것 같아요. 너무 좋아했고, 이미 제 곁을 떠났기에 그렇겠지요. 뭐 저와는 일면식도 없기에 제가 어찌 생각했던지 은주 누나야 모르셨겠지만, 그렇다고 안타까워 하지 말란 법은 없지요. 안타깝지 않게 해줄 그 무엇도 없고…….

올해로 6주기가 되었습니다. 꽤 시간이 흐른만큼, 저는 간사하게도 이 곡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습니다. 한참 낄낄대며 잘 살다가 어느날 찾아온 슬럼프로 인해 문득 떠올랐어요. 찾아 들었는데, 은주 누나의 노래는 여전히 그대로 였습니다. 누나가 떠날 때, 그 때 그대로 변치 않고 그대로 였습니다.  

삶이 참 비루합니다. 늘 그대로인 것, 그리도 좋아했던 사람들 다 팽개치고 펄쩍거리며 뛰다 자빠지고 나서야 소중한 것을 찾고 있으니 말이죠. 뭐 별 방법은 없으니 술이나 한 병 더 먹고 자야겠습니다.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까요.